김일섭.26 멀고도 가까운 별장
가까이 있지만 멀리있는 내 창고   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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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수도북 후기4 ] 작은 행운과 함께 - 작아
2006-06-16
 

 

병신


  백운산장에서 또 먹고 이어 위문에 이르렀는데 창남이와 영재가 번갈아 가며 몽산을 부축해 오른다. 괜찮은 놈들이야. 종주팀에서 자주 부축해줬으나 지금 체력으로는 그걸 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 다리가 아프진 않지만 힘이 빠져 자주 헛디디고 미끄러진다. 건강한 로우지나 승제도 도봉산 말미에서부터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인다. 운동화 바닥 다 달은 작아야 두말할 것도 없고 다른 애들도 기가 빠져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다. 다만 졸립지 않는게 신기할 뿐이다.
  
  위문부터는 우리가 전에 12문 통과할 때 다 잘 가본 곳이니 당황되는 건 없지만 진이 빠져 속도가 나질 않는다. 몽산은 계속 얘기 꽃을 피우고 종주 8명은 조용하다. 심모모가 보이지 않는데 노가리와 스피드 경주를 하는 모양이다. 대단한 심모모, 경쟁을 즐긴다. 타고난 승부사라 해야겠다. 벡운대를 옆으로 비켜가고 용암문을 지나 동장대를 아래로 스치고 대동문을 힐긋보다 보국문에서 곁길로 빠진다. 몽산과 승한이 합작한 결정은 우리를 진창에 빠지게 했는데 거기 흙은 이번 비로 진창이 되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신발마저 거지꼴 나게 생겼다. 바지는 도봉산에서 미끄럼 타는 바람에 쬐꼬만 구멍이 생겼고, 티셔츠는 땀으로 몇 번 세탁을 하였는데 이젠 신발이다. 살짝 살짝 피하며 신발 비키기에 최선을 다한다.

  여기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아까 도보안까진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필 수 있는 곳에서 마음대로 피웠지만 여기는 워낙 왕래하는 사람이 많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 진창에서 건희와 작아는 몰래 한 대를 피웠다. 몽산 때문에 빨리 갈 수 없다는 이유로. 애들은 대성문에서 또 먹고, 대남문에서 또 먹는다. 대동문에서 영재에게 스틱을 필려 달라고 하니 흔쾌히 빌려 준다. 정말 내가 불쌍해 보였나보다.

  대남문에서 머루집까지는 지루한 내리막이 2.5km 이어졌는데 깔딱고개 지나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어제 온 그 비가 지금 다시 왔다. 지나가는 비일러가며 고대로 맞으며 내려 가는데 아무런 감각이 없다. 오히려 열 난 몸을 식혀줘 내딛는 발걸음에 힘을 보태는 효과가 있어 좋다. 로우지는 어느새 우비를 입고 걷는데 이젠 사쁜사쁜하지 못하다. 그녀도 많이 지친 탓이야. 아까 도봉산 입구에서 한 두 방울 비에 우비를 입은 심모모와 로우지를 구박한 게 후회된다. 이게 다 하늘이 내린 벌일 것이야.

  삼거리에서 비가 그치고 애들 기다려 같이 가려 앉아 있는데 영재가 오더니 스틱 좋냐고 묻는다 아주 좋다고 하니 아예 가지란다. 왜 그러냐니까 그냥 준단다. 아까 대성문에서 빌려주고  여기 삼거리에서 아예 준단다. 아니 이렇게 고마운 경우가! 그렇잖아도 스틱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살아 왔는데, 친구가 독일제 7만원짜리를 그냥 준다니 감읍할 따름이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나, 하여튼 영재 유선아 고맙다. 혹시 집에 가서 지원씨한테 혼난 건 아닌지. 애들이 많이 모였길래 뒤로 창남과 몽산을 남기고 finish line을 향해 가니 얼마 걷지도 않은 것같은데 벌써 능금산장 입구에서 건희가 식권을 챙기면서 먹고 가라고 한다. 원래 내 계획은 우리가 아주 빠를 줄 알고 머루집에서 잠깐 모였다가 전체 행사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이게 반대가 되어 버렸다.

  능금산장 순두부는 맛이 없다는 전언이다. 엄숙하 거부하고 머루집으로 가니 거기엔 심모모, 승한이가 손을 흔들고 있었어 그 근처에는 혜선이가 화장 멀쩡한 상태로 웃고 있었으며 그 옆에는 영희, 상방이, 로우지, 혜숙이, 물뼝이 - 장흥에서 도봉산에 왔다 집에 가 잠시 쉈다가 이젠 구기동으로 왔다. 참 자상하기도 하지. 허~쉬도 와서 멋진 개그를 하고 돌아 갔다. 권커니 작커니 불수도북 완주를 축하하며, 힘! 이어 이 자리를 만들어 준 심모모에 감사하며, 혜숙이에게 인사하였다. 혜선이에겐 부군 이형권선배가 무섭다고 하였더니 조금있다 그 선배는 나타나서 나를 넘어뜨렸다. 혜선이를 형수라고 불러야 하나, 그냥 혜선아!라고 해야하나...,





 

  
그 뒤로는 취한 얼굴에 뭐가 보이겠나. 세봉이가 총무 잘 하라고 꼬집었는데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혜숙이한테도 뭔가 로 혼난 것 같은데 집 근처에 있다는 안도감에, 다 해냈다는 뿌듯함에 생각 나지도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니 걸음걸이가 불편하고, 오른손을 쓰기 어깨가 걸리적거렸으며, 일어 났다 앉았다가 맘대로 되지 않았고, 올라가며 내려가며가 자유롭지 못했다. 잠시 장애인 생활을 해야겠다. 몽산! 이런 건 몇 급이야?

  한없는 무모함이 벌린 한마당 잔치였지만, 비가 와서 흐린 덕에 체력을 아낄 수 있었고, 생긴 게 불쌍해서 여럿이 도움을 주었으며, 고수들과 가는 덕분에 많이 힘들지 않았고, 숱한 응원과 격려 등등이 모두 내겐 작은 행운(little luck)가 되어, 오늘 화~~하고 박하사탕을 먹는 듯 세상을 대하게 되었다.

  18시간 30분 동안 중간에 단 2시간만 쉬고 계속 걷고 또 걸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밀어주고 땡겨주면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때론 먼저 가 기다리기도 하고, 내리막이 있으면 서로 잡아주며 발 디딜 곳을 가르쳐주고 위험해, 조심해 외치며 서로를 이해줬지. 정말 미쳤지만 평생 남을 경험을 하였다. 혼자 걸을 때와는 다른 멀리서 다가오는 밀물을 온 가슴으로 맞은 기분이야. 내내 같이 간 애들, 중간에 합세한 애들, 물심으로 격려한 애들....,


  역시 세상은 아름다워, 암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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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건희     산행후기는 작아선생이 계속 쓸것이고
이틀동안 밤을 낮삼아 걷고
또 계속 걸으며 우리의 인내력과
단합된 힘을 보여준
8명의 동기들에게 감사들이고
전부는 다 참여를 못했어도
일부 구간에 참여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불수도북을 민친짓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섭렵한 8명
심원식, 김유택,조병찬,장승한,함석봉,신용경,김승제,나
모두 수고많았습니다.
앞으로 건강과 모든 하고자 하는 일은 잘될겁니다.
다시 한번 정말로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저녘응원 및 뒷풀이에 참여해준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뒤에서 응원해준 나머지 동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2006-06-12
10:17:50



원건희
또한 불수도북 및 나머지 산행에
수고한다고
잊지 않고 후원해준 동창임원진에게
특히 감사함을 전합니다.
2006-06-12
10:27:20



노순철
잣, 호도, 쵸코렛 등을 먹으며

새삼 해님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2006-06-12
10: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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